창원 한 음식점에서 돌보던 고양이 '두부'를 음식점 앞에서 십수 차례 내리쳐 죽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았다. 이 남성이 법정 구속을 피하게 되자 동물보호활동가들은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재판부를 규탄하며 검사의 항소를 촉구했다.
창원지방법원 형사5단독(김민정 부장판사)은 16일 오후 126호 법정에서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ㄱ(27) 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년간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160시간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ㄱ 씨는 지난 1월 26일 오후 7시 40분 창원시 성산구 대방동 한 음식점에서 돌보던 고양이 '두부'의 꼬리를 잡아 음식점 앞 담벼락에 16차례 내려쳐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았다. 앞서 검사는 징역 1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재판부는 ㄱ 씨가 고양이를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한 사실은 유죄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범행 방법이 잔인하고 피고인의 범행 당시 태도와 수법에 비춰 우발적인 범행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식당 앞에서 저지른 이 범행으로 이곳을 방문하거나 오가던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고, 이 고양이를 몇 달 전부터 돌보던 식당 주인도 이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아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서 재범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고 있고,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돼 많은 사람의 비난을 받게 되면서 피고인도 잘못을 깨닫고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형사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보호 처분 등을 받은 사실도 없다.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선고 직후 ㄱ 씨는 자신의 보호자와 함께 법정 방청석에 앉아 20여 분간 퇴장하지 않았다. 법정동 건물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동물보호활동가들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활동가들이 '두부 보호자에게 사과 한마디라도 하라'고 요구했으나 ㄱ 씨는 침묵을 유지한 채 ㄱ 씨 보호자가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후 ㄱ 씨는 법정에서 나왔지만, 활동가들의 사과 요구를 뿌리치고 법원 밖으로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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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보호자는 "오늘처럼 추운 날씨에 가게 앞을 서성이던 두부를 돌보기 시작했는데, 간식을 먹이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면서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 아들이 밤새 울며 고양이 목숨은 9개여서 두부가 앞으로 8번 더 찾아올 거라고 위로해줬다. 나쁜 사람을 처벌받게 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는 엄마가 되게 해달라"고 울먹이며 검사의 항소를 촉구했다.
/이동욱 기자
http://www.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81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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